top of page
33.jpg
55.jpg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 블랙 페이스 북 아이콘
  • 블랙 인스 타 그램 아이콘

종이 빨대, 꼭 써야 하나?

“이거 꼭 써야 하나?”, 종이 빨대에 대한 대중적 불만

최근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많은 식당과 가게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제품 대신 유리컵이나 텀블러와 같은 다회용 제품을 제공하거나 친환경 제품으로 이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났다. 편의점에서는 물건을 담아줄 때 생분해성 비닐을 사용하고 카페에서는 대표적으로 ‘종이 빨대’를 사용하면서 정부의 환경 정책에 발맞춰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로 가장 불만이 많은 부분은 단언하건대 종이 빨대와 관련된 부분일 것이다. 어느 날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품으로 등장한 종이 빨대는 대부분의 소비자에게서 “눅눅하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빨대가 수분을 머금어서 제대로 저어 먹지도 못한다.”, “맛이 이상하다.”와 같은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눅눅해진 종이 빨대
눅눅해진 종이 빨대

특히 일례로 농심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카프리썬’의 빨대를 종이 빨대를 대체하고 나서 수많은 항의 전화와 지적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제조사의 입장에서 이처럼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면 겉으로 보기엔 좋아 보일지 몰라도, 직접 사용해보면 환경적 문제를 제외하고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나은 장점이 없다는 것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실제로 환경적 문제에 있어서 현재 유통, 사용되고 있는 종이 빨대에 대해서 만연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고 있지는 못하다.


벨기에 연구진은 자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39개 친환경 빨대 브랜드 제품을 상대로 과불화화합물(PFAS) 함유 여부를 검사하였는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분석에서 이들 39개 브랜드 중 27개(69%)에서 PFAS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친환경 제품 중 종이 빨대는 20개 제품 중에서 2개를 제외한 나머지 18개에서 모두 PFAS가 검출되었다고 전했다. 여기서 소개된 PFAS는 잘 분해되지 않는 데다 인체나 동식물, 환경에 유해해 ‘불멸의 화학물질’로 불리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규제를 추진 중일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다. 그리고 일부 종이 빨대의 경우 눅눅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액체에 쉽게 녹지 않도록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을 코팅하여 일반적인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서 언급되는 PFAS와 폴리에틸렌은 비단 종이 빨대뿐만 아니라 여러 환경 문제에서 자주 언급되기도 한다. 그래서 종이 빨대의 환경적 문제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PFAS와 폴리에틸렌은 무엇인지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불멸의 물질, PFAS

PFAS(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과불화알킬 및 폴리플루오로알킬 물질은 알킬 사슬에 여러 개의 플루오린 원자가 부착된 합성 유기불소 화합물이다. 처음 PFAS의 정의는 적어도 하나의 과불화알킬을 포함했어야 했으나, 2021년 OECD에서 PFAS는 적어도 하나의 완전 불소화 메틸 또는 메틸렌 탄소 원자를 포함하는 불소화 물질로 더욱 넓은 범주의 정의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정의에 따른 PFAS는 최소 4730개 이상 알려서 있을 정도로 많은 물질이 PFAS로 명명돼 있다.


PFAS 화학 구조
PFAS 화학 구조

이 중 대표적인 PFAS로는 PFOS (Perfluorooctane sulfonate)와 PFOA (Perfluorooctanoic Acid)로 이들은 모두 소수성의 Perfluorinated Carbon Chain(CnH2n+1)과 친수성의 작용기(-SO3-, -COO-)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소수성과 친수성의 조합, 다시 말해 양극성(Amphipathic) 물질로 PFAS는 주로 표면 처리에 사용되며, 그 일례가 바로 종이 빨대이다.


PFOS(위)와 PFOA(아래)
PFOS(위)와 PFOA(아래)

보통 PFAS는 무수 수소-플루오린 포함 유기물질에 전류를 가하는 방식인 Simons Electrochemical Fluorination(SEF) 기술을 이용해 합성되며 이 공정에서 탄소-수소 결합은 탄소-플루오린 결합으로 변환된다. 특히 탄소-수소 결합은 강한 결합 에너지(485KJ/mol)와 높은 산화환원 전위(F à F-, E = 3.6V), 그리고 완벽한 2S, 2P Orbital Overlap의 특성이 있어 높은 불연성을 사지고 산과 잘 반응하지 않는다. 여기서 Orbital Overlap은 화학 결합에서 동일한 공간 영역에서 인접한 원자들의 오비탈이 서로 모여 연결되는데, 이때 오비탈이 겹치는 것을 Orbital Overlap이라 부른다. Orbital Overlap이 높으면 전자가 존재할 수 있는 영역이 더욱 확장되어 안정성이 높아지며, 그 결과 화학 결합의 세기가 강해진다. 이러한 PFAS는 주변에서 많이 사용되고 이에 우리가 많이 노출되는 만큼 장기간 사용을 고려했을 때 인체 건강에 대한 여러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미국 환경 보호국에 따르면 거의 모든 사람의 혈액에서 PFOS와 PFOA가 발견되었을 정도로 인체에 누적되고 있으며, 각종 암과 더불어 인간의 면역 체계에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발표하였다.


폴리에틸렌

폴리에틸렌은 탄소 2개와 수소 4개로 이루어진 유기 화합물인 에틸렌이 수천에서 수십만 개 모여 만들어진 기다란 탄화수소 사슬의 중합체로, 가장 간단한 형태의 고분자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제조 방법 및 성능에 따라 저밀도, 중압법, 고밀도 폴리에틸렌으로 구분한다.


저밀도 폴리에틸렌의 대략적인 화학 구조
저밀도 폴리에틸렌의 대략적인 화학 구조

저밀도 폴리에틸렌(Low Density Polyethylene)은 고압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데, 정제한 에틸렌 가스에 소량의 산소 또는 과산화물을 첨가하고 2,000기압 정도로 가압하여 200도 정도로 가열하여 만들어진다.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밀도가 0.915~0.925g/cm3 정도이며 위의 중합법은 ICI 법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나뭇가지처럼 갈라진 분자구조인 ‘분지’가 많은 구조를 가지며, 이에 따라 분자배열이 불규칙적이고 사슬 간의 쌓임 정도가 낮아 밀도가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낮은 밀도 덕에 신축성이 우수하여 주로 포장용 필름, 그리고 종이 빨대 내부의 코팅으로도 주로 쓰이고 있는 소재이다.


중압법 폴리에틸렌은 중압 과정을 통해 생성되며, 그 과정에는 대표적으로 Philips 법과 Standard Oil 법이 있다. Philips 법은 촉매로 SiO2-Al2O3담체에 CrO3를 2~3% 부착시킨 것을 사용하고, 100~170도씨, 수십 기압 그리고 팬탄 용매 속에서 합성한다. Standard Oil 법은 Y-Al2O3가 갖고 있는 MoO3를 촉매로 사용하고 용매에 벤젠을 이용하여 200~250도씨, 15~150기압으로 중합한다.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대략적인 화학 구조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대략적인 화학 구조

마지막으로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치글러가 개발한 유기금속 촉매인 TiCl4를 탄화수소 용매로 분쇄하여 90도씨 이하에서 상압의 에틸렌 가스를 주입하여 합성시킨다. 이렇게 합성된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밀도가 0.94~0.97g/cm3이며 주로 페트병, 플라스틱 상자 등에 사용된다.


이러한 폴리에틸렌이 현재 종이 빨대에 사용되는데 이는 ‘친환경’이라는 종이 빨대의 용도와는 전혀 맞지 않는 행보를 보인다. 폴리에틸렌이 사용된 종이 빨대의 경우 폴리에틸렌이 종이와 결합해 있어 플라스틱으로도 재활용이 불가능할 뿐더러 일반 쓰레기와 함께 소각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더욱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런데도 종이 빨대를 고집해야 하는가?

앞서 종이 빨대에서 검출되었던 두 가지의 화학 물질인 PFAS와 폴리에틸렌에 대해 알아보았다. 두 물질 모두 결국에는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종이 빨대는 계속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보면 정부가 시장에 유통되는 종이 빨대에 대한 정밀한 재조사와 조금 더 엄격한 규제를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하는 사실이 있다. 앞서 살펴본 것은 종이 빨대의 생산과 사용 과정에서 유발되는 유해 물질들에 대해 보았는데, 폐기 과정도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마냥 친환경적이지는 않다. 재활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막상 종이 빨대는 일반 쓰레기와 함께 폐기될 뿐이며, 플라스틱 빨대보다 폐기 과정에서 더 많은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그리고 종이 빨대의 가격도 일반 플라스틱 빨대의 2, 3배 정도 비싸 전국적 보급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지금 종이 빨대가 성행하고 있을까? 그 이유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업들의 ‘그린 워싱’이다. 자신들의 제품에 ‘친환경’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지면 상품의 매출도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광고 효과도 보게 되어 기업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달콤한 제안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종이 빨대는 여전히 많은 사람의 논쟁 대상이 되고 있으며 꾸준히 이와 관련된 연구 자료들이 발표되고 있다. 물론 앞으로 플라스틱 빨대를 완전히 대체할 친환경 빨대가 나올 것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도 않았으며 친환경이라는 이름에 의문이 드는 종이 빨대를 여전히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정윤혁 학생기자 | Chemistry & Biology | 지식 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ygkblog.tistory.com

[2] https://www.thepublic.kr/news

[3] https://www.seoul.co.kr/news

[4] https://www.inews24.com

[5] https://www.hankyung.com

[6] https://kosen.kr

[7] https://www.chemi-in.com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ytn.co.kr

[2] https://ygkblog.tistory.com

[3] https://www.chemi-in.com




ⓒ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Comments


워터마크_colored.png

KOSMOS는 KSA Online Science Magazine of Students의 약자로,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이 만들어나가는 온라인 과학매거진 입니다.

단체소개  운영진에게  이용약관  기자단 페이지

​본 단체와 웹사이트는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작물의 무단 전재 및 배포시 저작권법 136조에 의거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습니다. 

© 2018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ALL RIGHTS RESERVED. Created by 김동휘, 윤태준.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바로가기

_edited_edited.pn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