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33.jpg
55.jpg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 블랙 페이스 북 아이콘
  • 블랙 인스 타 그램 아이콘

애플페이와 NFC: 전 지구적인 적정기술

최근에 애플페이가 드디어 한국에 들어왔죠? 몇 주 동안 뉴스에 계속 나왔던 것 같아요.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으로 가입자가 엄청 늘었다고도 하고요. 수많은 아이폰 사용자분이 기뻐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왜 애플페이는 이제야 들어왔을까요? 삼성페이는 홈 버튼 달린 휴대폰이 최신 폰일때부터 되었었는데요. 또, 애플페이는 되는 가게가 좀 적기도 하죠. 보통 프랜차이즈나 약국 같은 곳이 아니면 잘되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바로, 오늘 소개할 NFC 때문입니다.

NFC: 작지만 정확한 송곳

우리가 휴대폰을 쓰면, 와이파이나 데이터로 저 멀리 서버랑 통신도 하지만 근거리 통신도 많이 합니다. 버스 타면 교통카드도 찍고, 결제도 하고, 블루투스로 음악도 듣고 있어요. 요즘에는 콘서트 티켓도 딱 찍으면 된다더라고요. 여기서 교통카드나 결제에 주로 이용되는 규격이 NFC입니다. 쉽게 말하면 하나의 통신 규격이에요. 전파를 어떻게 바꾸고 어떤 주파수로 보내면 어떻게 해석해서 받는다! 하는 걸 정해둔 거죠. 통신거리는 최대 10cm 정도고요. 그래서 근거리 무선통신, 영어로 Near Field Communication이라고 해서 NFC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전파는 주파수가 클 수록 힘이 강합니다. 곧,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양도 늘어나게 됩니다. 예컨대, 이 주파수를 늘려서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기술이 5G 통신인 것처럼요.

그런데 NFC는 와이파이나 데이터 통신에 비해 주파수가 매우 작습니다. NFC 관련 ISO 국제표준인 ISO 14433을 보면, NFC의 주파수는 13.56MHz로 규정됩니다. 일반적인 와이파이가 2.4GHz나 5GHz를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주파수 차이는 약 120배에서 370배에 달합니다. 당연히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크기도 초당 800kb 수준으로, 3G 통신보다도 훨씬 느린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왜 NFC는 이렇게 작은 주파수를 사용할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존재합니다. 첫째, 전파는 주파수가 낮을수록 장애물을 잘 피해 갑니다. 그렇기에 책 사이나 좁은 공간에 NFC 태그를 끼워두어도 인식이 원히 된다는 장점이 존재하죠. 둘째로는 NFC가 굳이 많은 양의 통신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필요하다면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다이렉트 등 다른 방법을 사용하면 되니까요. NFC는 말하자면 ‘작지만 정확한’ 송곳처럼 만들어진 것입니다.

NFC와 애플페이?

NFC가 뭔지는 알아봤습니다. 이게 어떻게 애플페이하고 연관이 되어있을까요? 옛날 카드 보면 뒤에 검은색 줄이 붙어있어요. 이게 마그네틱 스트라이프 방식의 카드입니다. 찢어져도 다시 조립하면 인식이 될 정도로 튼튼했어요. 오래 사용되었지만, 결국 보안 문제가 심각해서 폐기됩니다. 근처에 카드 단말기를 가져다 대면 얼마든지 승인되었거든요. 그 이후로 발전한 게 두 방식이 있어요. IC 카드, 그리고 NFC입니다. 대부분의 모바일 결제는 NFC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삼성페이는 IC 카드 규격에 호환되는 기술을 탑재했어요. 그래서 삼성페이가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겁니다. 일반 카드 쓰는 것과 다른 게 없기에 가능한 거죠. 애플페이나 구글페이 등은 NFC 방식만을 탑재했습니다. 당시 해외 시장의 트렌드가 NFC 결제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해외에 비해 국내 카드 업계는 유독 IC 카드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한국형 NFC 결제 양식이라고 두세 개 만들었다가 모조리 망해버렸어요. 결국 국내에 NFC를 사용하는 애플페이가 당장 퍼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해석이 나오게 됩니다. 말하자면 한국 상황과 유독 NFC 결제가 맞지 않았던 것이죠. 그 결과 애플페이의 확산에도 제동이 걸린 셈입니다.


애플페이 사용 모습. 애플페이는 NFC 통신을 이용한다.
애플페이 사용 모습. 애플페이는 NFC 통신을 이용한다.

생활 속 NFC: 출퇴근, 그리고 인생의 동반자

그러면 국내에서 NFC가 전혀 안 쓰였느냐? 절대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마다 쓰고 있으니까요! 티머니나 캐시비 같은 교통카드도 모두 NFC 기반이고, 박물관에 가면 붙어있는 안내 태그도 NFC를 쓰고 있어요. 최근에는 콘서트 티켓이나, 충전에도 NFC를 쓰는 기술이 나왔습니다. 작년 아이유 씨 콘서트에 가보셨다면 써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왜 티머니는 되면서 애플페이는 안 되었느냐? 보안 양식이 달라서 그렇습니다. 말하자면 일본어 통역가가 중국어 문장을 읽을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최근에는 티머니와 애플이 보안 양식을 호환되게 바꾸면서 애플페이에서도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조만간 남녀노소 누구나, 출퇴근과 일상 어디서나 쓰는 기술이 될 것 같습니다.


NFC 포럼에서 제시하는 NFC의 일상적 기능 인포그래픽
NFC 포럼에서 제시하는 NFC의 일상적 기능 인포그래픽

또, 우리가 회사에 출입할 때 사원증이나 출입증이 필요하죠? 한국과학영재학교의 DDC에서도 비슷하게 출입증을 교부받아 사용해야 하는데요, 이 또한 NFC 칩을 이용해 사용자의 출입 권한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과거의 열쇠나 비밀번호 자물쇠에 비하면 훨씬 편리하고 안전한 방법이죠. 더불어 이 칩은 보안 규격을 탑재할 수 있어, 보안 유지에 대단히 뛰어납니다.

NFC 태그: 간략화로 더 큰 가치를 만들다

NFC가 주목을 받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NFC 태그를 작동시킬 때에는 전력이 필요없기 때문인데요, 아래 그림처럼 코일 중간에 전기가 흐르면 전력이 발생하는 전자기 유도 현상을 사용하여서 별도의 전원이 없이도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든 것입니다.


NFC 리더의 사용 모식도
NFC 리더의 사용 모식도

원래라면 무언가에 전기적 신호를 줘서 작동시키려면 무조건 배터리를 달아야 했는데, 이제는 휴대폰에 가져다대는 것 하나로 작동과 전기 공급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된거죠. 이를 이용해 도서관에서 책에 NFC 태그를 붙여 입구의 감지기를 지나면 전기 신호가 발생해 알람이 울리도록 하거나, 미리 프로그램을 조정하여 등록된 사람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많은 응용이 가능합니다.


NFC의 미래: 전 지구적 적정기술

NFC가 사실 대단한 기술은 아니에요. 1980년대에 개발된 기술이고, 통신 거리도 10cm로 엄청 짧습니다. 그런데도 전 세계에서, 카드 결제부터 충전까지 온갖 곳에서 쓰이고 있어요. 워낙에 쓸 곳이 많으니까요. 아마 점점 쓰는 곳은 더 늘어날 겁니다. 최근에는 학생증이나 신분증도 NFC 형태로 제시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기도 하고요, 정부 주도로 NFC 결제가 되는 단말기를 보급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심지어 아프리카에서도 현금 대신 NFC로 돈을 주고받고 결제를 하고 있어요.

보통 우리가 최신 기술은 아니지만 어떤 환경에 적합해서 쓸모 있는 기술을 적정기술이라고 합니다. 보통 적정기술은 조금 힘든 지역들에 지원되고 사용되는 것들로만 생각하는데, NFC야말로 전 지구적인 적정 기술이 아닐지 생각이 듭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구현도 어렵지 않고, 보안도 철저하니까요. 언젠가는 세계 어디에도, NFC 하나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요?


 

이민규 학생기자 | Physics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2] 삼성 페이 이야기: 세상에 없던 서비스 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대한민국, 김영사, 2021.

[3] 배성은, 출입증·티켓 대체···NFC 활용 무궁무진, 아시아투데이, 2014, https://www.asiatoday.co.kr/view.php?key=20141028010017143


첨부 이미지 출처



ⓒ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Comments


워터마크_colored.png

KOSMOS는 KSA Online Science Magazine of Students의 약자로,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이 만들어나가는 온라인 과학매거진 입니다.

단체소개  운영진에게  이용약관  기자단 페이지

​본 단체와 웹사이트는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작물의 무단 전재 및 배포시 저작권법 136조에 의거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습니다. 

© 2018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ALL RIGHTS RESERVED. Created by 김동휘, 윤태준.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바로가기

_edited_edited.pn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