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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집게, 보이지 않는 세계를 건드리다

최종 수정일: 2020년 9월 23일

너무나도 연약한 박테리아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생물학자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원자의 성질을 세세히 탐구하는 화학자들. 이처럼 신비한 일들을 척척 해내는 과학자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집게를 갖고 있다는 것인데요. 신기하게도 이 집게는 절대 만질 수가 없습니다. 아니, 물체를 집어야 하는데 만질 수가 없다니,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저명한 물리학자 아서 애슈킨이 이 집게를 빛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광학 집게를 활용해 DNA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


레이저의 발명과 함께했던 시작

원래 아서 애슈킨은 벨 연구소에 있었습니다. 그때가 어느 때였냐면, 시어도어 메이먼이 최초의 레이저를 발명했던 시기입니다. 소식을 들은 아서는 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광자들의 묘한 매력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곧바로 레이저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몇 년 후, 그는 여러 가지 현상을 발견하였습니다. 그중에 그는 작은 물체가 레이저 광선에 놓이자 중앙으로 끌려간다는 것에 특히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이죠. 원자를 포획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아서는 그만 벨 연구소 동료인 스티븐 추에게 이를 유출해버리고 맙니다.


원자 한 놈, 아니 백만 놈만 잡는다

스티븐 추는 이 말을 듣고 연구를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원자를 가둔다는 것은 멋진 생각으로 보인 것이죠. 그는 아서를 빼놓고 동료 과학자들과 연구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양심적이었던 그는 아서 애슈킨의 연구를 발전시키는 대신, 본래부터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져 왔던 레이저 냉각 기술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가 기초한 사실은 우선, 원자가 빛과 맞닥뜨리게 되면 이 광양자를 흡수하며 충격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즉 원자의 속도가 광양자 진행 방향의 반대를 향하고 있다면, 결국 원자의 속도는 감소하게 됩니다. 레이저 주파수를 조절하여 레이저 반대 방향으로 운동하고 있는 원자들만 공명하게 할 것이라는 기초적인 계획이 스티븐 추 외 여러 물리학자에 의해 실현된 것입니다.

그들은 위 그림과 같이 자기광학 포획 장치라는 것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쉽게 말해 3차원 공간에서 각 방향으로 레이저를 쏘아 원자를 가둔 것이죠. 그 당시에 수백만 분의 1 절대온도로 냉각시킨 기술은, 정말 혁신적이었습니다. 원자의 속도를 초당 수 센티미터로 줄여, 100만 개 정도 포획하는 데까지 성공했으니, 정말 획기적인 연구가 아닐 수 없겠죠? 오늘날에는 이 기술을 발전시켜 원자 105개까지 잡아내는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 원자를 잡아내는 집게, 그러나 다른 것은 잡을 수 없을까요? 안타깝게도, 스티븐 추의 집게는 너무 날카로웠습니다. DNA, 세포, 콜로이드 등의 작고 나약한 물질들은 쉽게 손상되기 일쑤였죠.


“그건 광학 집게가 아니다.”

아서 애슈킨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연구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가 관찰했던 현상은 이용될 곳이 좀 다릅니다. 그가 실험적으로 관찰하고 입증해낸 레이저의 성질은, 작은 물체를, 심지어 예민하고도 약한 물체를 원하는 곳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왜 그런지는 다음 그림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겁니다.

먼저 레이저는 ‘복사압’이라는 것을 작용합니다. 다시 말해, 레이저 속에 놓인 물체는 레이저에 의해 압력을 받는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물체는 레이저의 진행 방향으로 서서히 이동하게 됩니다. 이 관찰 결과는 정말 중요합니다. 미세한 물체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죠.


두 번째 현상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애슈킨을 들뜨게 했던 현상은 좀 다릅니다. 위에서 소개했던 현상은, 물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밀’뿐 그 자리에 고정하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 정확하고도 정교한 조작이 불가합니다. 애슈킨이 관찰한 두 번째 현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레이저의 가운데 부분에서 레이저의 세기(intensity)가 더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레이저를 세밀하게 뜯어보았을 때, 세기가 더 큰 가운데 방향으로 전기장의 변화가 급격히 관찰됩니다. 이 전기장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레이저 사이에 놓인 물체에 경도력(gradient force)을 작용하게 됩니다. 가운데 방향으로 향하는 이 힘은, 물체를 레이저의 중앙에 결속되게 합니다.

경도력(gradient force)에 대한 식

위 식은 이 경도력을 나타낸 것입니다. 한눈에 봐도 복잡해 보이는 이 식은, 로렌츠 힘(Lorentz force)으로부터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 등을 이용해 여러 길고도 점진적인 과정을 거쳐 유도됩니다.


진정한 광학 집게의 탄생

방금 언급하였던 두 가지 현상을 이용하면, 작은 물체를 한 곳으로 끌어당겨 다른 곳으로까지 옮길 수 있습니다. 레이저 진행 방향에 볼록렌즈를 놓은 뒤, 그곳에 조종하고자 하는 물체를 배치하면, 초점으로 레이저가 집중됩니다. 동시에, 물체도 그곳에 포박당하게 됩니다. 다음은 광학 집게의 구동 메커니즘을 정말 간단히 나타낸 그림입니다.

여담으로, 보통 이 광학 집게에 쓰이는 레이저는 YAG 레이저라고 합니다. 이 레이저는 지속성이 높고, 게다가 주변 유기물들의 적외선 흡수를 줄인 것이라니, 세포를 집을 도구로 쓰기에 정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죠. 원리는 비교적 간단해도, 이를 이용해 실용적인 도구를 창조하는 것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애슈킨의 수십 년에 걸친 연구 끝에, 이제 광학 집게는 기업체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정말 좋은 도구로 발전하였습니다.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를 아우르는 연구

아서가 미시 세계를 관찰하려는 의도로 진행했던 연구는 의외의 곳에서 활용됩니다. 바로 우주를 항해하는 돛단배인데요. 여기서 돛단배라 표현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진공에 가까운 우주 공간에는 바람이 불지 않을 텐데, 어떻게 날아갈지 궁금해집니다. 이 돛단배는, 바람 대신 빛을 이용합니다. 매우 얇고 평평한 돛에 광자가 계속해서 부딪히게 되면, 우주선은 점차 그 압력을 받아 빛의 진행 방향으로 항해를 시작하게 됩니다. 애슈킨이 정밀히 관찰했던 빛의 복사압에 의한 현상이죠. 가속되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리지만, 나중에는 광속에 가까운 속도를 지니게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를 활용한 우주선은 2010년, 출발한 지 약 7개월 만에 금성에 도달하였습니다.


과학자들의 새로운 눈

광학 집게가 발명되자, 화학자들과 생물학자들의 발목을 그간 꽉 잡고 있었던 족쇄가 사라졌습니다. 콜로이드, 박테리아, DNA 등의 손상되기 쉽고 작은 물체를 다루기가 한결 수월해진 것이죠. 광학 집게만 있다면, 그들은 마치 DNA를 확대한 듯, 손이 DNA만큼 작아진 듯 미세한 물체를 섬세히 어루만질 수 있습니다. 애슈킨의 연구는 그러므로 특별합니다. 분명 물리학에서 발전되어 이루어진 결과인데, 오히려 생물학이나 화학 등 다른 여러 분야에서 더 많이 쓰이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광학 집게(optical tweezer)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테트리스



 

<참고자료>

[1] 송순달, 『레이저의 기초원리와 응용』, 2~10, 132, 청문각(교문사), 1999

[2] Jeff Hecht, 『Understanding Lasers : An Entry-level Guide(3E)』, 421~422, JhonWiley&Sonslnc, 2008

[4] https://web.archive.org/web/20081120175739/http://www.optical-tweezers.org/UK/BT-tweezers/info/Light_Action_Optical_tweezer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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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Physics 학생기자 장준화

2019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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