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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암흑물질은 필요 없다? – 수정뉴턴역학

뉴턴이 정립한 만유인력의 법칙으로부터 시작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중력 이론은 아직까지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중력을 단 한 순간도 거르지 않고 느끼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중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아직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죠. 그 중 하나가 바로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태양계를 이루는 행성들은 태양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공전 속도가 감소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 중력 이론 역시 은하를 이루는 항성의 회전 속도가 거리가 멀어질수록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죠.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요?


항성의 회전속도 분포
우리가 모르는 ‘암흑물질’이 존재할 것이다.

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암흑물질 (dark matter)’라는 것을 도입했습니다. 항성의 회전 속도가 이론처럼 나오지 않고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어떤 질량이 존재할 것이라는 일종의 추측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전자기파와 상호작용하지도 않고, 심지어 은하 곳곳에 엄청나게 많이 존재할 것이라는 이 물질은 어찌 보면 터무니없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뉴턴역학을 비롯한 일반상대성이론도 은하 단위의 운동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니, 암흑물질의 존재성은 50년 가까이 가장 설득력 있는 정설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암흑물질, 암흑에너지의 비율

위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암흑물질은 우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암흑에너지는 훨씬 많은 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암흑물질의 후보로는 중성미자, 블랙홀 등 아주 다양한 것들이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아직 그 누구도 암흑물질이 무엇인지, 심지어 이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암흑물질 이론은 우리가 우주를 얼만큼 모르는지 잘 보여줍니다. 휘어지는 별빛을 설명하고, 먼 우주에서 온 중력파를 관측했다 한들 거대한 은하를 설명하지 못하는 현대 중력 이론의 명확한 한계를 감싸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물론 암흑물질 이론은 어디까지나 ‘추측’이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이론이 여럿 존재합니다. 그 예시 중 하나가 바로 이어서 설명할 ‘수정뉴턴역학’ 이론입니다.


뉴턴은 여전히 옳다?

암흑물질은 우주에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어찌 보면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을 관측하지 않은 대상으로 덮으려는 응급 조치입니다. 이에 1983년,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Weizmann Institute)의 물리학자 모르드하이 밀그롬(Mordhai Milgrom)은 아주 용감한 제안을 합니다. 바로 이렇게 거대한 은하 단위의 현상에서는 수정중력이론, 혹은 수정뉴턴역학(Modified Newtonian Dynamics, MOND)이라 불리는 이론으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그의 이론은 기존 암흑물질의 존재를 강력히 부인합니다.


물리학자 모르드하이 밀그롬

이러한 수정뉴턴역학은, 기존 뉴턴 역학에 비해 더욱 복잡하고, 적지 않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수정뉴턴역학은 낮은 가속도에서의 중력이 기존 뉴턴역학의 예측보다 더 강하다고 주장합니다. 아래 수식에서도, 새로운 함수를 도입하여 뉴턴 역학을 수정하고자 했습니다.

수정뉴턴역학은 은하 단위의 현상을 설명하고자, 외부 중력장 효과(External Field Effect, EFE)를 주장합니다. 은하와 같이 아주 큰 질량체의 움직임은, 은하 내부 질량에 의존하기도 하지만 외부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질량체의 중력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수학적으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의 근간이 되는 등가 원리와 충돌을 일으킵니다. 즉 수정뉴턴역학은 기존의 상대성 이론 또한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도전장을 내민 셈입니다.


수정뉴턴역학의 증거

이러한 MOND는 상대성 이론과 충돌한다는 점에서 약간 떨떠름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다양한 천체현상들은 수정뉴턴역학을 지지하고 있으며, MOND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기존 암흑물질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두 은하단 사이의 충돌 속에서 수정뉴턴역학의 증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캐나다 워털루대의 연구팀은 이 성단 자체의 중력만으로 관찰된 중력 렌즈 현상을 설명해냈습니다. 즉, 암흑물질을 가정하지 않고도 거대한 성단 규모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충분히 분석한 것이죠. 암흑물질의 존재 자체를 의심할 수 있는 연구이며, 동시에 MOND의 가능성을 한층 더 열어주는 연구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물리학자도 암흑물질을 부정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바로 세종대학교의 채규현 교수인데요, 채 교수는 미국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의 연구팀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EFE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MOND에서 설명하는 EFE는, 외부 중력장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채 교수의 연구 결과, 153개 정도의 수많은 은하에서 회전 속도 곡선이 외부 중력장 세기에 따라 외곽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고 합니다. 특히 강한 외부 중력장 속에 있는 은하들의 경우, 더욱 강한 EFE가 확인되었습니다.


EFE의 증거

채 교수는 기존 암흑물질의 존재가, 양자 이론의 표준모형 관점에서 보았을 때 필요 없는 존재라고 덧붙여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 점을 들어 암흑물질의 존재보다는, 기존 중력 이론을 수정하는 것이 더욱 타당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과학의 발전 과정

‘암흑물질’은 아직 아무도 그 존재를 모릅니다. 동시에, 물리학계가 맞이한 거대한 문제를 무마하고자 임시로 조치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사실 과학은 이러한 문제를 예전에도 맞이한 적 있습니다. 19세기와 20세기, 과학자들은 빛의 입자성과 파동성이 모두 확인되자 혼란을 겪었습니다. 당시 물리학자들은 ‘에테르’라는 가상의 빛의 매질을 도입하였죠. 현재 암흑물질에 대한 과학자들의 입장과 유사하게도, 과학자들은 확인되지도 않은 에테르라는 물질에 대해 나름의 확신을 갖고 빛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마이컬슨-몰리 실험은 에테르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습니다. 당시 발표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역시 빛의 속도가 항상 일정하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빛이 진공을 통해서도 이동한다는 현상에 힘을 실어주었죠. 결국 에테르의 존재는 부정되어, 과학이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에테르와 같은 문제가 현대에도 또 반복되지 않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현재 중력 이론에 있어서 발견된 문제점은 두 가지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첫째로 ‘암흑물질’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아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물질이 존재하거나, 둘째로 중력 이론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의 에테르 논쟁 때처럼, 과학자들은 암흑물질의 존재를 강력히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테르가 그랬듯이, 중력 이론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가능성도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장준화 학생기자 | Physics & Earth Sci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en.wikipedia.org/wiki/Modified_Newtonian_dynamics

[2]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95%94%ED%9D%91%EB%AC%BC%EC%A7%88-vs-%EC%88%98%EC%A0%95%EC%A4%91%EB%A0%A5%EC%9D%B4%EB%A1%A0/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blog.daum.net/hojun_jeong/131

[2] https://wmap.gsfc.nasa.gov/universe/uni_matter.html

[3] https://en.wikipedia.org/wiki/Modified_Newtonian_dynamics

[4] https://ui.adsabs.harvard.edu/abs/2018MNRAS.480.5362C/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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