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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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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로봇, 휴보의 이야기

로봇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로봇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로봇들을 떠올릴 것이고, 로봇 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일본의 아시모 등을 떠올릴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로봇 휴보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이 없다. 나 또한 휴보를 어릴 적에 학습 만화에서 보고, 고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에 휴보라는 로봇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전승민 기자의<휴보이즘>이라는 휴보의 일대기를 담은 책을 읽고 나서, 우리나라의 휴보가 얼마나 대단한 로봇인지 알게 되었고, 이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휴보이즘>을 읽고 에세이를 쓰게 되었다.


휴보의 시작 KRH-1,2

휴보의 시작을 말하기 전, 인간형 로봇의 역사를 잠시 알아야 한다. 최초의 인간형 로봇은 1960년대 중반, 일본의 와세다 대학에서 개발한 WL 시리즈이다. 이후 1990년대 일본의 혼다자동차가 완전한 인간을 닮은 P로봇 시리즈를 개발하게 된다. 이 P로봇 시리즈가 더욱 개발되고 드디어 2000년, 혼다자동차에서 아시모를 발표하게 된다. 아시모는 그 당시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기존에 실험실에서 복잡한 전선들로 얽혀 있던 로봇이, 갑자기 깔끔한 하우징을 가지고 척척 걸어 다니니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아시모가 발표된 이후,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집결지인 KAIST에서도 인간형 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KAIST의 인간친화복지로봇 연구센터에서 지원을 받아서 휴보 연구팀이 만들어졌고, 그 당시 오준호 교수, 김정엽 박사, 박일우 박사 등이 휴보 연구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휴보 연구팀에서 최초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KRH-1이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대한민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휴보가 아니라 KRH-1이다. 하지만 KRH-1은 실험용 로봇이었다. KRH-1은 몸체를 감싸는 하우징도 없어, 각종 전선들과 금속 프레임이 드러나 있었고, 머리조차 없어, KAIST Headless Robot이라고도 불렸다. KRH-1은 두발로 걷고, 방향전환등 다양한 움직임을 구상할 수 있었고, 휴보 움직임의 기본이 되었다. 하지만 평평하지 않은 런닝머신 이외의 환경에서는 작동하지 못하였다.



KRH-1의 사진
KRH-1의 사진

자신감을 얻은 연구팀은 이어 KRH-2를 개발했다. KRH-1 보다 튼튼한 알루미늄 몸체와 카메라가 있는 머리도 달아주었다. KRH-2는 이동속도와 안정성이 휴보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것 말고는 휴보와 유사했다. KRH-2의 개발의 주 문제는 2족 보행 로봇의 보행 알고리즘 구현이었다. 당시 연구팀은 해외의 연구들을 참고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션 캡쳐를 활용하여 인간의 움직임을 알고리즘에 하나씩 넣어주었다. 이후 개발될 휴보의 기반이 될 KRH-2가 완성되었다.


KRH-2의 사진
KRH-2의 사진

완성된 휴보 1, 2

드디어 우리나라의 대표 휴머노이드인 휴보가 탄생하게 되었다. 휴보는 2004년 영국산업박람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공개되었다. 그 당시 공개일까지 휴보의 개발이 완료되지 않아서 호텔 로비 구석에서 휴보의 개발을 마저 진행하기도 했다는 일화가 있다. 하지만 일본에 이미 아시모가 개발되어 있었는데, 왜 휴보를 높게 평가하냐 라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아시모는 일본의 한 기업에서 수천억원을 투자하며 수많은 연구진들이 붙어 만든 로봇이지만, 휴보는 단 3년만에 몇 억 밖에 안되는 예산을 대학의 연구실에서 간신히 쪼개며 만든 로봇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되었다.


휴보 1은 41개의 자유도를 가지고 있고, 시속 1.2km/h의 속도로 걸을 수 있는 로봇이다. 손가락 5개 모두를 각각 제어할 수 있었고, 머리에는 카메라가 달려,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 또한 균형잡기 알고리즘도 KAIST 연주진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휴보 1의 사진
휴보 1의 사진

이후 휴보는 그 기술력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며, MIT, 버지니아 공대, 카네기 멜론대학등 6개 대학에서 휴보를 연구용으로 구입해갔고, 세계적인 IT기업인 구글에서도 휴보를 두 대나 구매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휴보는 휴보 1까지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후 2010년 KAIST 연구진들은 휴보 2를 개발했다. 휴보 1과 휴보 2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달리기였다. 달리기와 걷기가 큰 다른 점인가? 라는 의문점이 들 수 있다. 걷기는 한발을 움직일 때는 다른 한발이 땅에 붙어있지만, 뛰기는 두발이 모두 공중에 뜬 상태로 움직이기 때문에, 걷기와 뛰기를 제어하는 기술의 차이는 천지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당시 뛰기 기술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었고, 휴보 2는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뛸 수 있는 휴머노이드가 되었다.


휴보 2는 약 3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었고, 각종 불필요한 부품들을 제거하여 휴보 1과 비교했을 때, 18kg이나 무게를 감량했다. 휴보 2가 사람처럼 달릴 수 있는 비결은 휴보 온몸에 있는 관성센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센서들은 휴보의 가속도와 관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뛰는 동작할 때 실시간으로 균형을 잡아주었다.



휴보 2의 사진
휴보 2의 사진

휴보 2가 달리기를 성공한 이후, KAIST 연구진들은 또 한 번 휴보의 움직임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바로 춤을 추는 것이었다. 휴보 2는 한발로 중심을 잡으며 팔을 움직여서 춤을 추고, 다양한 움직임을 구사할 수 있었다. 휴보2가 춤을 출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전신제어 시스템에 있었다. 로봇의 각 부분을 일일이 제어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춤 같은 복합적인 움직임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전신제어 시스템을 사용하여, 몸 전체의 움직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한다면, 춤처럼 복합적인 움직임도 구사할 수 있다. 이런 전신제어 시스템은 휴머노이드가 인간의 움직임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였다.


새로운 휴보 DRC HUBO 1,2

2012년, 미국의 국방기업인 DARPA가 이전에는 없던 대회인 DARPA 로보틱스 챌린지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로봇에게 재난현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상황들을 주어주고 각 로봇들이 얼마나 이 임무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는지를 겨루는 대회이다. 각 임무는 자동차 운전하기, 험지 돌파하기, 사다리 타기, 장애물 제거하기, 문 열기, 벽 뚫기, 밸브 잠그기, 소방호스 연결하기 등이 있었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팀들은 로봇들을 조종할 수 없고, 로봇에 내장된 AI가 모든 임무들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고난이도의 업무와, AI의 사용을 볼 때, DARPA 로보틱스 챌린지는 이 시대 모든 로봇 기술의 총 집합이 필요한 대회였고, 때문에 로봇연구의 최전선에 서있는 팀들이 다수 참가했다. 미국의 카네기멜런대학, 버지니아 공과대학, MIT등 대학들은 기본이었고, 일본의 샤프트 기업, 심지어는 NASA도 참가한 대회였다. 그중 KAIST도 하나의 팀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KAIST 연구팀들은 DARPA 로보틱스 챌린지를 위해서 새로운 휴보인 DRC HUBO 1을 만들었다. DRC HUBO 1은 145cm 로 휴보 2에 비해서 20cm 나 컸고, 기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구조들을 변경했다. 또한 손가락도 기존 5개에서 3개로 줄어들어 임무를 확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개조되었다.



DRC HUBO 1의 사진
DRC HUBO 1의 사진

1차 대회의 성적은 상당히 아쉬웠다. 대회 전에는 우승 후보일 정도로 실력이 좋았지만, 대회 당일 발목 센서 고장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때문에 Team KAIST는 최종 11위로 1차 대회를 아쉽게 마무리했다.


이후 2015년 KAIST연구팀은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2차 대회에 다시 한번 참가했다. 이번에는 DRC HUBO 2를 새로 개발하여 출전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모습은 DRC HUBO 1과 비슷하지만, 다리부분에 바퀴를 장착하여, 바퀴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주행모드로 변신할 수 있었다. 휴보 2와 비교했을 때, 3~4배의 힘을 낼 수 있었고, 다양한 작업을 쉽게 진행할 수 있게 팔의 길이도 변형시켰다.



DRC HUBO 2의 사진
DRC HUBO 2의 사진

DRC HUBO 2는 챌린지의 임무를 척척 수행하고, 주행모드 덕분에 험지 돌파 임무를 아주 쉽게 통과했다. 이후 마지막 계단 오르기 미션을 성공하면서 2위 팀과 약 6분 차이로 전체 1등을 거머쥐게 되었다. 이 당시 보스턴 다이나믹스, 카네기멜런대학, NASA등 어마 무시한 기술력을 가진 팀들이 출전했다는 것을 보아, 휴보의 기술력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본 기자도 2015년 당시, TV로 DRC HUBO 2의 대회 장면을 보게 되었고, 1위를 하는 모습에 너무 충격을 받아, 로봇공학자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휴보의 미래

DRC HUBO 2 이후 휴보라는 이름을 가진 로봇은 더 이상 개발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로봇 기술이 침체된 것은 아니다.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교수는 이후 휴보의 개발진들을 모아서 레인보우로보틱스라는 기업을 창업했다. 현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보의 기술력 등을 가지고 4족보행 로봇 RBQ, 협동로봇 RB등의 다양한 로봇들을 개발하며 대한민국 로봇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본 기사를 읽고 대한민국 로봇, 휴보를 좀더 알아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우리나라의 로봇기술이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


 

이소민 학생기자 | Physics & Earth Science | 에세이


참고자료

[1] 책 <휴보이즘> 저자 전승민, 출판사 MID

[2] https://www.rainbow-robotics.com/drc_hubo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rainbow-robotics.com/

[2] https://smart.science.go.kr/

[3] https://blog.naver.com/

[4] https://news.kaist.ac.kr/new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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